거울들―거의 모든 사람의 이야기
출간일: 2024년 6월 15일
정가: 29,000원
분야: 정기간행물, 알렙
구매 링크 알라딘 YES24 교보문고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
탁월한 이야기꾼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세계사를 거꾸로 세우다
ISBN 979-11-89333-78-2 (03900)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서구, 백인, 남성, 권력자가 아닌 ‘거의 모든 사람’의 역사
“이 책은 내가 『수탈된 대지』와 더불어 시작해서
『불의 기억』과 더불어 지속시켜 왔던 내 작업의 최고 결정판이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금까지의 세계사는 서구, 백인, 남성, 권력자의 역사였다.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이자 탁월한 이야기꾼,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작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거울들』에서 기존의 세계사를 거꾸로 세운다. 즉, 그동안 ‘보편’으로 여겨져 온 서구, 백인, 남성, 권력자가 아닌 비서구, 유색 인종, 원주민, 여성, 민중의 시각으로 세계사를 다시 써 내려가는 것이다. 이 책의 부제가 ‘거의 모든 사람의 이야기’인 까닭이다.
예리한 시각으로 세계사의 이면을 투사해 진실을 들춰내고자 한 갈레아노는 기존의 역사 서술 방식을 답습하지 않았다. 갈레아노가 선택한 방법은 ‘문학’, 다시 말해 ‘이야기’의 힘에 기대는 것이었다. 갈레아노는 공식적인 역사에서 배제된 비화(祕話)와 이설(異說), 사건과 장면 들을 담은 577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엮어, 거대한 한 폭의 모자이크화로 세계사를 직조한다. 이를 통해 갈레아노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캐내고 위장된 진실의 허위성을 벗겨낸다.
갈레아노는 대표작 『수탈된 대지』(원제는 『라틴아메리카의 절개된 혈관』)와 『불의 기억』 3부작 등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현실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과 언어로 조명한 바 있다. 『거울들』은 이러한 방법을 세계사에 적용해 낸 성취이다. 갈레아노는 스스로 “이 책은 내가 『수탈된 대지』와 더불어 시작해서 『불의 기억』과 더불어 지속시켜 왔던 내 작업의 최고 결정판이다”라고 말했다. 알렙은 『거울들』의 한국어판 재출간을 준비하며 원서에 충실하도록 제목과 구성을 고치고, 시간의 흐름에 발맞추어 번역과 옮긴이의 주해를 다듬어 『거울들』을 새롭게 다시 소개한다.
인류의 죄를 고발하는 갈레아노의 명징한 시선, 감춰진 진실을 비추는 577개의 거울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급진적 언론인이자 위대한 작가로, 평생에 걸쳐 식민 지배와 군부 독재, 자본의 착취에 맞서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특히 갈레아노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책으로 알려진 대표작 『수탈된 대지』에서 서구에 의한 라틴아메리카 수탈의 역사를 통렬히 고발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2008년 4월 15일 아르헨티나, 에스파냐, 멕시코에서 동시 출간된 『거울들』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현실에 천착해 온 그의 시선이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한 결과물이다. 인류사 시초부터 현재까지 세계사의 단편들을 담은 577편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감춰진 진실을 비추는 ‘거울들’이다. 『거울들』은 장구한 세계사의 이면을 투사해 진실을 들춰내는 하나의 거대한 거울이고,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역사책에 맞서는 또 하나의 역사책이다. 갈레아노가 그러모은 거울들에 비춘 역사 속에서, 우리는 폭력과 정복을 통해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서구·백인·남성·권력자가 아닌 비서구·유색 인종·원주민·여성·민중의 시각으로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유일한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보편’이 독점한 역사, 그 맞은편에서 역사를 다시 쓰다
책의 서두에서 갈레아노는 『거울들』을 이루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확실한 문헌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비록 이야기를 내 방식대로 풀었다고 해도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한다. 갈레아노가 수집한 이들 이야기는 그동안 공식 역사는 물론, 신문에도 제대로 실린 적이 없는 것들이다. 갈레아노는 공식 역사가 기술하기를 거부했거나, 왜곡해 기술함으로써 역사의 바깥으로 밀려난 진실들을 발굴해 한 권에 담아냈다. 이렇게 해서 『거울들』에서는 죽은 자가 되살아나고, 익명의 존재, 무명씨가 이름을 되찾는다.
갈레아노는 가려진 진실을 캐내고 위장된 진실의 허위성을 벗겨내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한다. 그는 “신문은 자신들이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을 통해 내게 가르침을 준다. (……) 아마도 신문이 말하지 않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고, 그리고 종종 신문이 하는 말은 진실을 거짓으로 드러낸다. 그래서 나는 『거울들』을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갈레아노는 공식 역사 너머를 바라보기 위해 시대와 장소, 글쓰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신화, 민담, 민요, 대중가요, 신문 기사, 일기, 편지, 시, 소설, 평론, 역사책, 각종 문헌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장르를 수용했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서구와 비서구가, 근대와 비근대가, 자연과 인간이, 남성과 여성이, 주인과 노예가, 삶과 죽음이, 높음과 낮음이, 고상함과 비루함이 각자 고유의 존재 방식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 채 되살아난다. 갈레아노는 “영혼의 경계도, 글쓰기 기법의 경계도 인정하지 않는다.”
불의한 현실을 폭로하는 유머, 풍자, 아이러니, 시적 감수성
갈레아노의 책이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독자와 평자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존의 역사 서술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 즉 역사를 문학이라는 그릇에 담아내는 그의 독특한 스타일 덕분일 것이다. 문학은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문학은 독자가 역사의 씨줄과 날줄에 내재한 숨결을 포착하고, 자신이 속한 현실과 관계를 맺어 현실과 삶을 돌이켜 보면서 새롭게 기획하도록 한다. 갈레아노의 이야기에서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하찮게 여겨지던 존재들이 특유의 ‘문학적’ 언어를 통해 역사의 주체로 되살아난다. 갈레아노 특유의 유머, 신랄한 조롱과 풍자, 감칠맛 나는 아이러니, 시적 감수성이 불의한 현실을 폭로한다. 정치적 압제로 고통을 겪어온 민중의 고난이 고발되고, 역사적·정치적 현실에 대한 민중의 투쟁과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고 질긴지가 드러난다.
갈레아노는 역사적 진실을 발굴하는 작업에 몰두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역사가’라 불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에게 공식 역사는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숨이 끊어진”, “교과서에서 배신당하고 교실에서 거짓으로 포장되고, 연표 속에 잠들어 있는”, “박물관에 갇힌”, “꽃이 놓인 동상이나 대리석 기념물 밑에 매장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작가”로 남고 싶어 했다. 갈레아노에게 문학은, 가혹하고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무기였던 것이다.”
진실을 비추는 거울들 속의 이야기로
『거울들』은 고전주의 학자들의 견해를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고, 세계에 대한 ‘보편적’인 시각을 해체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도, 전설 속의 영웅도, 인류 역사의 위인들도 갈레아노의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 『거울들』에서 인류사의 영웅들은 죄인이 되고, 역사가 계몽과 진보의 연속이라는 주류 역사관은 전복된다. 갈레아노가 서구 중심주의, 인종주의, 남성 우월주의, 영웅사관, 진보사관에 맞서 길어낸 진실들의 일단을, 예문들과 함께 소개한다.
갈레아노는 서구 중심주의적 시각을 단호히 거부하며, 비가시화되었던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원주민 사회 등 비서구 사회의 역사와 시각을 발굴했다.
유럽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봄으로써 세상을 보았다./ 거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르네상스를 가능하게 했던 세 가지 발명품, 즉 나침반, 화약, 인쇄술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피타고라스보다 1,500년을 앞서 나갔었다. 인도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지구의 나이를 측정했다. 또 마야 사람들은 별, 밤의 눈(目), 시간의 신비에 관해 그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 그런 자잘한 것들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유럽이 모든 것이다」
갈레아노는 백인이 가한 인종주의의 만행을 거침없이 폭로한다.
맨 위에 백인이 있다./ 백인 고유의 순수성은 아래층의 더러운 피부를 지닌 인종들, 즉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아메리카 인디오, 아시아 황인종에 의해 파괴되고 있었다. 맨 아래 계층에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기형인 아프리카 흑인이 있었다./ 과학은 흑인을 항상 지하실에 배치했다./ 1863년 런던 인류학회는 흑인이 백인에 비해 지적으로 열등하며, 유럽인만이 흑인을 “인간화하고 문명화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은 자신들의 가장 훌륭한 에너지를 이 고귀한 임무에 투여했으나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약 1세기 반 뒤인 2007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제임스 왓슨은 흑인이 백인에 비해 여전히 지적으로 열등하다는 사실이 검증되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주의의 과학적 기원」
갈레아노는 가부장제의 뿌리 깊은 역사를 밝히며, 여성에 대한 폭력의 역사와 가려져 있던 여성들의 저항을 증언한다.
그녀는 남아메리카에서 어린 시절에 사냥당한 뒤 여러 차례 팔리면서 이 주인 저 주인의 손을 거쳐 북아메리카의 세일럼 마을로 갔다./ 노예 티투바는 그곳 청교도의 성소(聖所)에서 목사 새뮤얼 패리스의 집 하녀로 일했다./ 티투바는 악마의 요리법으로 파이를 만들었다며 기소되었고, 그녀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대답할 때까지 채찍질을 당했다./ 티투바는 악마의 연회에서 벌거벗은 채 춤을 추었다며 기소되었고, 그녀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대답할 때까지 채찍질을 당했다./ 티투바는 사탄과 함께 잠을 잤다며 기소되었고, 그녀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대답할 때까지 채찍질을 당했다./ 그리고 고문하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그녀의 공범은 단 한 번도 교회에 나가지 않는 두 노파라고 말했을 때, 기소된 여자는 이제 기소하는 여자로 바뀌어, 마귀에 홀린 두 명의 여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킴으로써 더 이상 채찍을 맞지 않게 되었다./ 그 후 기소당한 다른 여자들이 또 기소를 했다./ 그렇게 해서 교수대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티투바」
갈레아노는 영웅 중심 역사 서술의 허위성을 단호히 배격하며, 그것이 폭력과 정복의 역사임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하러 가면서 거대한 부대의 선두에 서서 알프스를 넘었다./ 그 장면을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렸다./ 그림 속의 나폴레옹은 프랑스군 총수의 화려한 정복을 입고 있다./ (……) 실제 나폴레옹은 군복을 입지 않았다. 그는 두꺼운 회색 외투로 온몸을 가리고 겨우 눈만 내놓은 채, 이름 모를 미끄러운 바위산에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암갈색 노새를 타고 추위에 벌벌 떨면서 땡땡 얼어붙은 그 높은 산을 넘었다. ⏤「프랑스의 공식 예술」
그 대신 갈레아노가 귀 기울인 것은 영웅들 뒤에 가려진 밑바닥 민중의 삶,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였다.
어느 무명 병사의 관점에서라면 트로이 전쟁은 어떻게 기술되었을까? 신들로부터는 무시를 당하지만 전장 위를 선회하는 독수리들이 유독 탐을 내는 어느 그리스 보병의 관점에서라면? 농사를 짓다 전사가 되어 그 누구의 찬사를 받지도 못하고, 그 누구도 그의 상(像)을 만들어주지 않은 어느 농부의 관점에서라면? 의무적으로 타인을 죽여야 했지만 왕비 헬레네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이 죽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던 평범한 남자의 관점에서라면?/ (……) 트로이가 멸망한 지 3,000여 년이 지난 뒤, 참전 기자 로버트 피스크와 프란 세비야는 전쟁이 냄새를 풍긴다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여러 전쟁에서 종군 기자로 활동하면서 온갖 것을 겪으며 썩은 냄새, 뜨거운 냄새, 달콤한 냄새, 끈적거리는 냄새를 맡았는데, 그 냄새는 사람 몸의 모든 피부 구멍을 통해 들어와 몸속에 자리 잡게 된다./그 냄새는 당신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구역질을 유발할 것이다. ⏤「영웅」
더 나아가 갈레아노는 인류의 역사가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선형적 진보사관을 거부하고, 근대 문명에 관한 근원적 비판을 제기했다.
우리는 숲과 시냇가를 찾아 방황하는 데 지쳐 있었다./ 우리는 정착을 해갔다. 마을을 세워 공동체 생활을 하기 시작했으며 뼈로 바늘을, 등뼈로 작살을 만들었다. 그런 도구는 우리의 손을 연장하고, 손잡이는 도끼, 괭이, 칼의 힘을 증가시켰다./ (……) 우리는 “네 것”과 “내 것”이라는 단어를 발견했고, 땅은 주인이 있고,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이며, 아버지는 자식들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문명의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우리의 삶은 더 안전해졌지만 우리는 덜 자유로워졌고, 더 많은 시간 일했다. ⏤「문명의 간략한 역사」
기계들은 우리를 위해 작업할 것이라고 우리에게 약속했다./ 이제 우리는 기계들을 위해 작업한다./ 우리가 식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발명한 기계가 굶주림을 증대시킨다./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발명한 무기가 우리를 죽인다./ 우리가 움직이기 위해 발명한 자동차가 우리의 활동을 막는다./ 우리가 서로 만나기 위해 만든 도시가 우리를 서로 못 만나게 한다./ 우리가 서로 소통하기 위해 발명한 거대한 매스컴이 우리의 말을 듣지도 우리를 보지도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기계의 기계다./ 기계들은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말은 맞다. ⏤「기술 혁명의 간략한 역사」
이처럼,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 발버둥 친” 갈레아노의 명징한 시선을 따라, 세계와 역사의 진실에 다가서 보자.
『거울들』과 갈레아노에 관한 리뷰/코멘트
갈레아노의 스타일은 비인간적인 체제나 기득권 세력의 탐욕과 폭력적 지배를 소리 높여 규탄하는 게 아니었다. 그의 문학은 비참한 역사와 현실을 묘사할 때도 늘 풍부한 민중적 감수성에 뿌리를 둔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되고, 그 이야기들은 예리한 아포리즘, 해학과 위트, 시적 환상과 뒤섞여 있다. 그 때문에 픽션도 아니고 논픽션도 아닌 그의 작품에서 독자들은 완전히 현실을 새롭게 발견하는 신선한 충격을 경험한다.
―김종철(전 《녹색평론》 발행인)
갈레아노의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거짓말과 무관심, 무엇보다도 망각의 적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그 덕분에 우리 인류의 죄가 기억될 것이다. 그의 다정함은 통렬하고 그의 진실성은 맹렬하다.
―존 버거(작가)
갈레아노의 스토리텔링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그는 자신만의 기술을 사용해 독자가 그의 글쓰기가 지닌 매력과 신념의 힘에 투항하도록 한다.
―이사벨 아옌데(작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마법 같은 인류사에서 영웅은 악당과 유인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알베르토 망겔(작가)
갈레아노의 페이지들은 공감, 솔직함, 그리고 불안한 연결로 가득 차 있다.
―《뉴욕 타임스》
갈레아노의 우아하고 간결한 산문은 불필요한 단어 하나, 엉뚱한 단어 하나 없으며, 멋진 농담을 할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가디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목표는 자유의 정신을 일깨우고, 큰 그림을 보는 데 도움이 되는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가 공유하는 현실의 중심에서 울어야 하는 이유와 웃어야 하는 이유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대중문화에 대한 환기부터 아직 발명되지 않은 지평에 대한 찬사에 이르기까지, 이 우루과이 작가는 서정성과 정치적 담론을 엮어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갈레아노는 세상을 더 크게 느끼게 한다. 그의 이야기와 문화 비평의 조화는 정치적 나침반을 지닌 문학 작품을 찾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여전히 신선하다.
―《빌리지 보이스》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Galeano)
1940년 9월 3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청소년기에 자동차 수리공, 외상 수금원, 간판 화가, 심부름꾼, 경리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4세 때 우루과이 사회당의 주간지 《태양》에 풍자 만화를 그리며 언론인으로서 경력을 시작한다. 1960년, 정치·문화 주간지 《행진》의 편집장을 맡아 1964년까지 재직하고, 그 후 2년 동안 좌파 일간지 《시대》의 논설을 썼다. 1971년, 서구에 의한 라틴아메리카 수탈의 역사를 문학적으로 고발한 『라틴아메리카의 절개된 혈관』을 출간한다. 1973년, 군사 쿠데타 이후 마르크스주의자라는 혐의로 체포되고, 아르헨티나로 망명해 문화 잡지 《위기》를 발간한다. 1976년, 아르헨티나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고 독재가 시작되자 다시 에스파냐로 망명한다. 1978년, 라틴아메리카에서 군사 독재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을 출간했다. 1982-1986년,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서사시적으로 서술한 『불의 기억』 3부작을 쓴다. 1999년, 라틴아메리카의 축구에 관한 독특한 해설서 『축구, 그 빛과 그림자』를 출간한다. 2008년, 세계사의 감춰진 이야기 577편을 모은 『거울들: 거의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출간해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시하며 각광을 받았다. 군부 독재가 끝나고 1985년부터 고향 몬테비데오에 거주하며 수많은 글을 썼다. 2015년, 폐암이 악화되어 몬테비데오에서 74세의 일기로 타개했다. 사회주의와 민족 해방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카리스마를 지녔던 그는 광범위한 자료, 섬세한 연구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사회·정치·경제의 제반 문제를 예리하게 파헤친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평가받는다.
옮긴이 조구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카로 이 쿠에르보 연구소(Instituto Caro y Cuervo)’에서 문학석사학위를, ‘하베리아나 대학교(Pontificia Universidad Javeriana)’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 HK교수로 재직하면서 중남미 문학과 문화를 연구·강의하고, 에스파냐어권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백년의 고독』,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소금 기둥』, 『파꾼도』, 『조선소』, 『이 세상의 왕국』, 『켈트의 꿈』, 『소용돌이』, 『폐허의 형상』 등을 번역하고,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백년의 고독』 읽기』 등 중남미에 관한 책 몇 권을 썼다.
차례
우리는 욕망으로 만들어진 존재다 ¶ 대동 축제의 길 ¶ 말썽꾸러기 ¶ 동굴들 ¶ 불의 기원 ¶ 아름다움의 기원 ¶ 사하라의 초원 ¶ 우리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 인간의 생애 ¶ 인간의 사촌들 ¶ 할아버지들 ¶ 문명의 간략한 역사 ¶ 오염의 기원 ¶ 사회 계급의 기원 ¶ 하인들과 상전들 ¶ 지배자와 피지배자 ¶ 분업의 기원 ¶ 문자의 기원 ¶ 우리는 흙으로 만들어진 존재다 ¶ 날의 기원 ¶ 술집의 기원 ¶ 식사 의식 ¶ 맥주의 간략한 역사 ¶ 포도주의 간략한 역사 ¶ 영원히 살고 싶어 했던 왕 ¶ 불사를 위한 또 다른 모험 ¶ 우리는 눈물로 만들어진 존재다 ¶ 나일 강 ¶ 말하는 돌 ¶ 글쓰기, 하지 말자 ¶ 글쓰기, 하자 ¶ 오시리스 ¶ 이시스 ¶ 슬픈 왕 ¶ 암탉의 기원 ¶ 하트셉수트 ¶ 다른 피라미드 ¶ 전쟁의 신 ¶ 전쟁의 무대 ¶ 전쟁의 기술 ¶ 전쟁의 공포 ¶ 황하 ¶ 후예와 가뭄 ¶ 우와 홍수 ¶ 중국 책의 기원 ¶ 중국 가족의 초상화 ¶ 침으로 이루어진 비단 ¶ 중국 누에의 탈출 ¶ 자신의 무덤을 만들면서 살았던 황제 ¶ 발을 죽이는 사람들 ¶ 비밀리에 문자를 만든 여자들 ¶ 겁에 질린 수컷 ¶ 위험한 무기 ¶ 아홉 개의 달 ¶ 승리한 해, 패배한 달 ¶ 멕시코의 여자 ¶ 이집트의 여자 ¶ 히브리의 여자 ¶ 힌두의 여자 ¶ 중국의 여자 ¶ 로마의 여자 ¶ 그리스의 여자 ¶ 아마존의 여자 ¶ 간이 영혼의 집이었을 때 ¶ 마초주의의 기원 ¶ 헤라클레스 ¶ 국제무역기구의 기원 ¶ 우편의 기원 ¶ 메아리 ¶ 탈레스 ¶ 음악의 기원 ¶ 신성한 독점 ¶ 징벌에 대한 감사 ¶ 언어의 기원 ¶ 대홍수 ¶ 인종차별주의의 종교적 기원 ¶ 인종차별주의의 과학적 기원 ¶ 사랑 중의 사랑 ¶ 알렉산드로스 ¶ 호메로스 ¶ 개의 문학적 기원 ¶ 헤시오도스 ¶ 트로이의 자살 ¶ 영웅 ¶ 그리스 가족의 초상화 ¶ 가랑이를 붙이는 파업 ¶ 그대를 그리는 예술 ¶ 소크라테스 ¶ 올림피아 제전 ¶ 파르테논 신전과 그 후 ¶ 히포크라테스 ¶ 아스파시아 ¶ 사포 ¶ 에피쿠로스 ¶ 시민의 신변이 불안하게 되는 이유 ¶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하는 노예 제도 ¶ 주신제를 경계하라 ¶ 안티오코스, 왕 ¶ 스파르타쿠스 ¶ 로마 관광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로마 제국의 소금 ¶ 클레오파트라 ¶ 효능이 입증된 피임 방법 ¶ 쇼 비즈니스 ¶ 로마 가족의 초상화 ¶ 로마를 비웃은 시인 ¶ 웃음 치료 ¶ 농담 ¶ 뒤바뀐 세상이 실제 세상을 조롱했다 ¶ 웃음 금지 ¶ 웃는 신 ¶ 절대 웃지 않는 어느 아버지 ¶ 아들 ¶ 지명수배 ¶ 당나귀 ¶ 예수의 부활 ¶ 마리아들 ¶ 마리아의 부활 ¶ 산타클로스의 기원 ¶ 지옥의 기원 ¶ 프리실리아누스 ¶ 히파티아 ¶ 테오도라 ¶ 우라카 ¶ 아이샤 ¶ 무함마드 ¶ 무함마드의 전기 ¶ 수카이나 ¶ 동화 구연가들의 어머니 ¶ 바그다드 ¶ 포도주의 목소리 ¶ 십자군 전쟁 ¶ 신성한 계명들 ¶ 프랑스 여자에 미친 남자들 ¶ 예언자 시인 ¶ 트로툴라 ¶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 설탕의 기원 ¶ 돌치노를 토벌하기 위한 작은 십자군 전쟁 ¶ 하느님의 방문을 받은 성녀들 ¶ 성인들이 그린 이브의 딸들 ¶ 성가 금지 ¶ 느낌 금지 ¶ 이븐 시나 ¶ 어느 봉건 영주의 부인이 토지를 어떻게 간수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 어느 봉건 영주가 농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 분수 중의 분수 ¶ 페스트 ¶ 페스트에 대항한 여자들 ¶ 저주받은 물 ¶ 중세의 성인들은 약을 대량으로 사용했다 ¶ 유년의 기원 ¶ 하느님의 어린 천사들 ¶ 식인귀의 아버지 ¶ 타타르의 식인귀 ¶ 마르코 폴로 ¶ 중국 사람들은 발명을 하지 않았다고? ¶ 바다에 떠다니는 대도시 ¶ 관대한 교황 ¶ 악이 선을 복사한다 ¶ 신앙의 논거들 ¶ 고문하는 자의 고백 ¶ 우리 모두는 폭력자였다 ¶ 용병들 ¶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든 우리의 성녀 ¶ 성스러운 여전사 ¶ 배들이 땅 위를 항해했을 때 ¶ 변장한 악마 ¶ 악마 같은 작품들 ¶ 악마를 죽이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가슴 ¶ 포크의 기원 ¶ 바티칸 방문 ¶ 히에로니무스 보스 ¶ 실명이 찬사를 받을지니 ¶ 호기심을 금하라 ¶ 질문이라는 해로운 위험 ¶ 세르베투스의 부활 ¶ 유럽이 모든 것이다 ¶ 남쪽 ¶ 동물 우화집 ¶ 바닷바람의 기원 ¶ 나중의 지도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 얼굴들 ¶ 운명 ¶ 아메리코 베스푸치 ¶ 이사벨 여왕 ¶ 광녀 후아나의 생애 ¶ 카를로스 ¶ 부정된 유산 ¶ 마이모니데스와 아베로에스 ¶ 돌 ¶ 물과 빛 ¶ 금지 사항 ¶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남자는 다른 세상에서 살았다 ¶ 터번을 두른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내뿜은 빛 ¶ 악마는 무슬림 ¶ 악마는 유대인 ¶ 악마는 흑인 ¶ 악마는 여자 ¶ 악마는 가난뱅이 ¶ 악마는 외국인 ¶ 악마는 동성애자 ¶ 악마는 집시 ¶ 악마는 인디오 ¶ 아메리카의 기원 ¶ 악의 용 ¶ 아메리카인들 ¶ 얼굴과 가면 ¶ 첫 번째 해전 ¶ 연합군들 ¶ 후에고 데 펠로타 ¶ 다른 무기들 ¶ 세균 전쟁의 기원 ¶ 다른 지도들에 같은 역사 ¶ 악마에 홀린 사람들 ¶ 마야 왕국의 공식 예술 ¶ 그들은 숲을 죽이면서 죽었다 ¶ 잃어버린 섬 ¶ 왕 없는 왕국 ¶ 그대의 과거가 그대의 운명을 결정한다 ¶ 그대의 미래가 그대의 운명을 결정한다 ¶ 아나나 ¶ 돈 키호테 ¶ 노동권 ¶ 피 혐오증 ¶ 의사 때문에 죽기 ¶ 몰리에르 ¶ 마취제의 기원 ¶ 백신의 기원 ¶ 시위행진의 기원 ¶ 가면들 ¶ 다른 가면들 ¶ 풍자문 ¶ 악마의 고백에 관한 증명서 ¶ 테레사 ¶ 후아나 ¶ 안녕 ¶ 티투바 ¶ 악마에게 홀린 여자들 ¶ 헨드리키에 스토펠스 ¶ 페르메이르의 부활 ¶ 아르침볼도의 부활 ¶ 토머스 모어 ¶ 에라스무스 ¶ 엘리베이터의 기원 ¶ 자본주의의 선구자 ¶ 카리브의 위험한 구석들 ¶ 월터 롤리 ¶ 영국 가족의 그림 ¶ 마레 노스트룸 ¶ 감사 ¶ “이 저주스러운 백정 무리” ¶ 걸리버의 아버지 ¶ 하늘과 땅 ¶ 자유의 철학자 ¶ 계약서 ¶ 아프리카와 유럽 사이의 교역에 관한 간략한 역사 ¶ 성수 ¶ 식인 유럽 ¶ 패션 ¶ 항해하는 동물 우리 ¶ 길 떠나는 후예들 ¶ 아메리카 노예의 첫 번째 반란 ¶ 집요하게 추구되는 자유 ¶ 자유인들의 왕국 ¶ 자유인들의 여왕 ¶ 자유인들의 예술 ¶ 자유인들의 왕 ¶ 달아나버린 재산을 찾아서 ¶ 해리엇 터브먼 ¶ 좋은 구경거리를 잃지 마시라! ¶ 로사 마리아의 생애 ¶ 브라질은 황금 침대에서 잠을 잤다 ¶ 소화 ¶ 꼭두각시 인형들의 아버지 ¶ 알레이자지뉴 ¶ 브라질의 공식 예술 ¶ 페드루의 생애 ¶ 자유가 배신하다 ¶ 투팍 아마루의 부활 ¶ 비 ¶ 소수와 다수 ¶ 부재하는 아버지 ¶ 부재하는 다른 아버지 ¶ 샐리 ¶ 차는 죽어야 하고 커피는 살아야 한다 ¶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가? ¶ 프랑스 혁명의 전조 ¶ 암흑기에 실현된 이성의 모험 ¶ 모차르트 ¶ 가발 ¶ 인간의 비천한 손 ¶ 인간의 혁명적인 손 ¶ 마리 앙투아네트 ¶ 〈라 마르세예즈〉 ¶ 국가들 ¶ 올랭프 드 구주 ¶ 기요틴 ¶ 혁명은 자기 머리를 잃었다 ¶ 게오르크 뷔히너 ¶ 하얀 저주 ¶ 투생 ¶ 노예 제도는 여러 번 죽었다 ¶ 죽은 노예 제도가 말을 한다 ¶ 이크발의 생애 ¶ 여자가 되지 말라 ¶ 프랑스의 공식 예술 ¶ 베토벤 ¶ 통신사의 기원 ¶ 크루아상의 기원 ¶ 프랑스 요리의 기원 ¶ 고야 ¶ 마리아나 ¶ 부채들 ¶ 아르헨티나의 공식 예술 ¶ 독립 아닌 독립 ¶ 분실자 ¶ 호세 아르티가스 ¶ 두 명의 배신자 ¶ 헌법들 ¶ 훔볼트가 정의한 아메리카 ¶ 생태학의 기원 ¶ 볼리비아가 지도에서 지워졌다 ¶ 멕시코의 지도가 잡아먹혔다 ¶ 중앙아메리카의 지도가 깨졌다 ¶ 운명이 정해진 남자 ¶ 지도의 이동 ¶ 이름의 이동 ¶ 에이다의 생애 ¶ 그들이 그녀들이다 ¶ 플로라 ¶ 콘셉시온 ¶ 비너스 ¶ 심오한 아메리카 ¶ 공기 다이어트 ¶ 과도한 인구를 지닌 식민지 ¶ 요정 이야기의 기원 ¶ 집요한 어느 식민지 ¶ 타지마할 ¶ 삶의 시간을 위한 음악 ¶ 호쿠사이 ¶ 근대 일본의 토대 ¶ 자유무역? 고맙지만 사양합니다 ¶ 피와 더불어 이해되는 말들 ¶ 전통 복장 ¶ 여기가 파라과이였다 ¶ 언어의 기원 ¶ 압박의 자유의 기원 ¶ 바다의 여주인, 마약 밀수의 여왕 ¶ 여기가 중국이었다 ¶ 작은 전리품 ¶ 자연재해 ¶ 다른 자연재해 ¶ 지당한 영광 ¶ 위층과 아래층 ¶ 못이 박힌 손 ¶ 플로렌스 ¶ 다윈의 여행 ¶ 다윈의 질문 ¶ 그대에게 세계를 보여줄게요 ¶ 인간 ¶ 자유의 광기 ¶ 황금 허리케인 ¶ 휘트먼 ¶ 에밀리 ¶ 세계적인 독거미 타란툴라 ¶ 기업 씨 ¶ 내 꽃을 밟지 마세요 ¶ 코뮌의 여성 당원 ¶ 루이즈 미셸 ¶ 빅토르 위고 ¶ 식민 문화 교육 ¶ 여기가 인도였다 ¶ 유럽 식탁에 공헌한 중국 ¶ 유럽 식탁에 공헌한 아프리카 ¶ 암흑의 대위 ¶ 두 여왕 ¶ 오스카 와일드 ¶ 냉정하고 엄격한 도덕 ¶ 보이스카우트의 아버지 ¶ 적십자의 아버지 ¶ 처칠 ¶ 거인 로즈 ¶ 황금 왕좌 ¶ 강제수용소의 기원 ¶ 서부의 기원 ¶ 버팔로 빌 ¶ 앉아 있는 황소의 생애 ¶ 실종의 기원 ¶ 가장 높이 세워진 상 ¶ 가장 긴 대로 ¶ 호세 마르티 ¶ 근육 ¶ 마크 트웨인 ¶ 키플링 ¶ 제국의 칼 ¶ 문명화된 쌀 ¶ 민주주의의 기원 ¶ 대학의 기원 ¶ 슬픔의 기원 ¶ 장소의 밖에 머문 여자들 ¶ 영혼이 없는 여자들 ¶ 카미유 클로델의 부활 ¶ 반 고흐 ¶ 그 절규 ¶ 20세기의 예언 ¶ 광고의 기원 ¶ 물약 ¶ 마케팅 ¶ 마리 퀴리 ¶ 전구의 아버지 ¶ 테슬라 ¶ 공중 폭격의 기원 ¶ 산투스 두몽의 생애 ¶ 사진들: 여러 사람 가운데 하나 ¶ 카프카 ¶ 니진스키 ¶ 재즈의 기원 ¶ 장고의 부활 ¶ 탱고의 기원 ¶ 삼바의 기원 ¶ 할리우드의 기원 ¶ 현대 예술의 기원 ¶ 현대 소설의 기원 ¶ 무명용사 ¶ 가난하지 말라 ¶ 눈에 띄지 않은 남자들 ¶ 눈에 띄지 않은 여자들 ¶ 농부가 되지 말라 ¶ 사진들: 왕좌 ¶ 에밀리아노 사파타의 부활 ¶ 레닌 ¶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 스탈린 ¶ 알리바이 ¶ 사진들: 민중의 적 ¶ 스탈린 시대의 종교재판 ¶ 로자 룩셈부르크 ¶ 두 나라의 기원 ¶ 은혜를 모르는 왕 ¶ 조세핀의 생애 ¶ 사라 ¶ 파리의 굴복 ¶ 하렘의 밤 ¶ 페소아의 또 다른 인물들 ¶ 워 스트리트 ¶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금지되었다 ¶ 비옥해지는 것이 금지되었다 ¶ 조국이 되는 것이 금지되었다 ¶ 산디노의 부활 ¶ 아메리카에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에 관한 간략한 역사 ¶ 노동자가 되는 것이 금지되었다 ¶ 비정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금지되었다 ¶ 유대인이 되는 것이 금지되었다 ¶ 사회적 위생, 인종적 순수성 ¶ 길 위의 위험 ¶ 빅토리아 ¶ 악마는 붉은색이다 ¶ 마지막 소원 ¶ 로사리오 ¶ 게르니카 ¶ 멀리서 온 사령관 ¶ 라몬 프랑코 ¶ 마차도 ¶ 마틸데 ¶ 세계에서 가장 싼 감옥 ¶ 카니발의 부활 ¶ 흑인이 되는 것이 금지되었다 ¶ 무례 ¶ 검은 날개들 ¶ 검은 별 ¶ 검은 피 ¶ 검은 목소리 ¶ 처벌받지 않는 것은 망각의 딸이다 ¶ 톱니바퀴 ¶ 비능률은 금지되었다 ¶ 요제프 멩겔레 ¶ 하느님 ¶ 나를 많이 사랑해 줘 ¶ 사진들: 승리의 깃발 ¶ 사진들: 세계지도 ¶ 사진들: 승리의 다른 깃발 ¶ 페니실린의 아버지와 어머니 ¶ 비발디의 부활 ¶ 사진들: 하늘처럼 커다란 버섯 ¶ 다른 버섯 ¶ 폭탄의 아버지 ¶ 사진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들 ¶ 그들은 할리우드의 영웅이 아니었다 ¶ 차르들 ¶ 전쟁 하나가 끝나가고, 다른 전쟁들이 시작되고 있었다 ¶ 호치민 ¶ 선물이 아니었다 ¶ 객관적인 정보 ¶ 이 땅의 소금 ¶ 프랑코 시대의 교육 ¶ 프랑코 시대의 재판 ¶ 도리아 ¶ 요르단 가족의 초상화 ¶ 풀란 데비 ¶ 냉전의 지도 ¶ 컴퓨터의 아버지 ¶ 민권 운동의 어머니와 아버지 ¶ 축구에서의 민권 운동 ¶ 마라카낭 경기장 ¶ 펠레 ¶ 마라도나 ¶ 사진들: 전갈 킥 ¶ 브레히트 ¶ 꽃 백 송이와 정원사 한 명 ¶ 붉은 황제 ¶ 노란 황제 ¶ 독립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금지되었다 ¶ 루뭄바의 부활 ¶ 마우 마우 ¶ 유럽의 유산 ¶ 상카라 ¶ 쿠바의 기원 ¶ 그래, 나는 할 수 있어 ¶ 사진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들어 있는 눈 ¶ 늘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 ¶ 피델 카스트로 ¶ 사진들: 하늘을 향해 치켜든 주먹들 ¶ 알리 ¶ 정원사 ¶ 교향곡 9번 ¶ 장벽들 ¶ 사진들: 장벽의 붕괴 ¶ 신성한 빛, 죽이는 빛 ¶ 죄가 지불한다 ¶ 기억상실증의 또 다른 케이스 ¶ 사진들: 그 총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한 번의 키스가 지옥문을 열었다 ¶ 아르헨티나 가족의 초상화 ¶ 아나의 생애 ¶ 가장 많이 불린 이름 ¶ 두 번 죽은 주교 ¶ 글로벌 세금 ¶ 뉴스가 아니다 ¶ 범죄학 ¶ 라이브와 다이렉트 ¶ 다이렉트와 라이브 ¶ 교도소의 위험 ¶ 거리의 위험 ¶ 안데스의 위험 ¶ 공중파의 위험 ¶ 바비가 전쟁터에 가다 ¶ 로보캅의 자식들이 전쟁터에 가다 ¶ 위장된 전쟁들 ¶ 강변에 사는 여자 ¶ 전쟁들에 관한 거짓말 ¶ 포옹의 기원 ¶ 거짓말하는 전쟁들 ¶ 탐욕스러운 전쟁들 ¶ 세상을 죽이는 전쟁들 ¶ 툴레의 거인 ¶ 도시 교통의 기원 ¶ 알아맞히기 ¶ 기술 혁명의 간략한 역사 ¶ 보팔 ¶ 동물들의 소통 수단 ¶ 아르노 강 ¶ 갠지스 강 ¶ 강과 물고기 ¶ 강과 사슴들 ¶ 기차 밖으로 나온 팔들 ¶ 밀림의 위험 ¶ 샘물 속의 위험 ¶ 땅 위의 위험 ¶ 하늘의 위험 ¶ 구름 속의 위험 ¶ 세상에 대한 총체적인 재고 조사 ¶ 길의 연속성 ¶ 밤의 위험 ¶ 지상에서 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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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아담과 이브는 검은색이었을까?/ 인간의 세상 여행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으로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지구 정복을 시작했다. 여러 갈래의 길은 다양한 목적지를 만들었고, 태양은 색깔의 분배를 담당했다./ 이제 지상의 무지개인 우리 여자와 남자는 하늘의 무지개보다 더 많은 색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사람이다. 엄청나게 하얀 백인조차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이다./ 아마도 우리는 우리가 똑같은 곳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종주의가 기억상실증을 낳기 때문이고, 또 아득히 먼 과거에는 세상 전체가 우리의 나라였고, 국경 없는 광대한 지도였고, 우리의 다리가 당시에 요구되는 유일한 여권(旅券)이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동 축제의 길」, 19-20쪽
우리는 숲과 시냇가를 찾아 방황하는 데 지쳐 있었다./ 우리는 정착을 해갔다. 마을을 세워 공동체 생활을 하기 시작했으며 뼈로 바늘을, 등뼈로 작살을 만들었다. 그런 도구는 우리의 손을 연장하고, 손잡이는 도끼, 괭이, 칼의 힘을 증가시켰다./ (……) 우리는 “네 것”과 “내 것”이라는 단어를 발견했고, 땅은 주인이 있고,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이며, 아버지는 자식들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오래전에는 우리가 집도 목적지도 없이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 문명의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우리의 삶은 더 안전해졌지만 우리는 덜 자유로워졌고, 더 많은 시간 일했다. ⏤「문명의 간략한 역사」, 26-27쪽
하지만 가장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여자가 남자와 동등한 지위를 점유했다는 것이다. 여자는 귀족이건 평민이건 자유롭게 결혼하고, 결혼을 해도 본래 이름도 개인 재산도 포기하지 않았다. 교육, 소유, 일, 유산은 남자만의 권리가 아니라 여자의 권리이기도 했다. 남자가 집에서 베를 짜고 있는 사이에 여자는 시장에서 물건을 샀다. 이야기 만들기의 명수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오줌을 쌀 때도 여자는 서서 싸고 남자는 무릎을 꿇은 채 쌌다. ⏤「이집트의 여자」, 69쪽
키케로는 여자가 “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남성 후견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마의 여자들은 이 남자의 손에서 저 남자의 손으로 건네졌다. 딸을 결혼시킨 아버지는 딸을 사위가 소유하도록 허용하거나, 빌려줄 수 있었다. 어찌 되었든, 중요한 것은 지참금, 재산, 유산이었고, 여자 노예는 남자에게 쾌락을 주는 일을 맡았다. (……) ⏤「로마의 여자」, 72-73쪽
옛날에 무역의 신을 선발해야 했다. 제우스는 올림포스의 옥좌에서 자기 가족 가운데 누가 적임자인지 연구했다.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당연히 헤르메스였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작은 황금 날개를 선물하고, 상품의 교역 증진, 협정 체결, 자유무역 보장 등에 관한 업무를 맡겼다./ 나중에 로마에서 메르쿠리오스라 불린 헤르메스가 거짓말을 가장 잘했기 때문에 그 일을 맡을 적임자로 뽑힌 것이다. ⏤「국제무역기구의 기원」, 78-79쪽
그리스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죽이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전쟁 이외에도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 그리스 사람들은 올림피아 시에서 서로 기량을 겨루었고, 올림피아 제전이 열리는 동안에는 잠시 전쟁을 잊었다./ (……) 여자, 노예, 외국인은 그리스 올림피아 제전에 절대 참여할 수 없었다./ 그리스 민주주의에도 이 세 부류는 참여할 수 없었다. ⏤「올림피아 제전」, 100-101쪽
1세기 반 동안에 유럽은 동양의 이교도 땅을 향해 여덟 차례의 십자군 원정을 했다./ 예수의 성스러운 무덤을 약탈한 이슬람은 멀리 있는 적이었다. 하지만 신앙의 전사들인 십자군은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가는 길에 거치는 다른 지역들의 지도를 휩쓸어 버렸다./ (……) 일부 기록에 따르면, 교황의 칙사인 아르노 아말릭 수도원장이 그 문제를 명쾌하게 처리했다./ “모두 죽여라. 하느님께서는 이제 당신 편이 누구인지 구분할 줄 아실 것이다.” ⏤「십자군 전쟁」, 146-147쪽
(……) 유럽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봄으로써 세상을 보았다./ 거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르네상스를 가능하게 했던 세 가지 발명품, 즉 나침반, 화약, 인쇄술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피타고라스보다 1,500년을 앞서 나갔었다. 인도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지구의 나이를 측정했다. 또 마야 사람들은 별, 밤의 눈(目), 시간의 신비에 관해 그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 그런 자잘한 것들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유럽이 모든 것이다」, 195쪽
첫 번째 항해가 이루어진 지 4세기 반이 지난 뒤, 다니엘 바스케스 디아스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을 기리기 위해 팔로스항 근처에 위치한 라비다 수도원의 벽화를 그렸다./ 화가는 콜럼버스의 업적을 기리려는 의도였지만, 그는 당시 콜럼버스와 그의 모든 선원의 기분이 아주 나쁜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본의 아니게 밝혀버렸다. 그의 그림에서 누구도 웃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불안하고 음울한 얼굴들에는 좋은 구석이 전혀 드러나 있지 않았다. 다들 최악의 경우를 예감하고 있었다. 아마도, 감옥에서 빼오거나 부두에서 납치해 온 그 불쌍한 인간들은 유럽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당시에 필요했던 더러운 작업을 자신들이 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얼굴들」, 200-201쪽
(……) 악한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이들 악한은 여러 세기 동안 추방과 학살을 당했다. 이들은 영국 다음으로 프랑스, 오스트리아, 에스파냐, 포르투갈에서, 그리고 스위스와 독일, 이탈리아의 수많은 도시에서 연이어 추방당했다. 에스파냐에서는 13세기 동안 살았다. 그들은 추방당하기 전에 살던 집 열쇠를 가져가 버렸다. 여전히 그 열쇠를 보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히틀러에 의해 이루어진 학살은 기나긴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유대인 학살은 늘 유럽 사람들의 스포츠였다./ 그 스포츠를 결코 행하지 않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악마는 유대인」, 215쪽
그녀는 남아메리카에서 어린 시절에 사냥당한 뒤 여러 차례 팔리면서 이 주인 저 주인의 손을 거쳐 북아메리카의 세일럼 마을로 갔다./ (……) 티투바는 악마의 요리법으로 파이를 만들었다며 기소되었고, 그녀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대답할 때까지 채찍질을 당했다./ 티투바는 악마의 연회에서 벌거벗은 채 춤을 추었다며 기소되었고, 그녀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대답할 때까지 채찍질을 당했다./ 티투바는 사탄과 함께 잠을 잤다며 기소되었고, 그녀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대답할 때까지 채찍질을 당했다./ 그리고 고문하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그녀의 공범은 단 한 번도 교회에 나가지 않는 두 노파라고 말했을 때, 기소된 여자는 이제 기소하는 여자로 바뀌어, 마귀에 홀린 두 명의 여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킴으로써 이제 채찍을 맞지 않게 되었다./ 그 후 기소당한 다른 여자들이 또 기소를 했다./ 그렇게 해서 교수대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티투바」, 254-255쪽
노예 상인은 자유를 가장 사랑했고, 그래서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던 가장 훌륭한 배에는 “볼테르”나 “루소” 같은 이름을 붙였다./ (……) 흑인 노동력을 실은 이들 배는 항구로 들어오면서 뱃고동을 울리거나 폭죽을 터뜨려 자신의 입항을 알리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멀리서부터 노예선이 도착하는 것을 냄새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배의 창고에는 악취를 풍기는 하물이 가득 쌓여 있었다. 노예들은 목과 목끼리, 팔목과 팔목끼리, 발목과 발목끼리 서로 쇠사슬로 연결되어 기다란 철봉에 꿰어진 채 작은 틈도 허비하지 않기 위해 서로 최대한 밀착해 함께 포개져서 드러누웠기 때문에 밤이건 낮이건 움직일 수도 없고, 동료의 몸 위에 소변과 대변을 보았다./ 많은 노예가 대양을 건너는 동안 죽어갔다./ 매일 아침이면 경비원들이 죽은 노예의 시체를 바다로 내던졌다. ⏤「항해하는 동물 우리」, 278쪽
어떤 백과사전이든 참조해 보시라. 노예 제도를 처음으로 폐지한 나라가 어디였는지 물어보시라. 백과사전은 영국이라고 대답해 줄 것이다./ (……) 첫 번째 자유로운 국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국가는 아이티였다. 아이티는 영국보다 3년 빠르게, 모닥불 빛이 환하게 비치는 어느 날 밤 막 쟁취한 독립을 축하하고 그동안 잊어버린 자신들의 고유한 이름을 회복하는 사이에 노예 제도를 폐지했다. ⏤「노예 제도는 여러 번 죽었다」, 323쪽
(……) 1872년부터 영국 통계 조사는 인도의 인구를 카스트에 따라 분류했다. 그렇듯 영국의 법은 이 국가적 전통의 정통성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한 사회를 훨씬 더 계급화하고 엄격하게 조직하기 위해 그 정통성을 이용했다. 그 어떤 경찰도 각 개인의 기능과 운명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을 상상할 수는 없었다. 제국은 그 계급 제도와 노예 계급을 성문화했고, 그 누구도 자신의 신분을 이동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위층과 아래층」, 377-378쪽
(……) 거대한 기업들은 통속적이고 거친 시민들과 동일한 법적 권리를 획득했다./ 대법원은 그 기업들의 비즈니스 활동을 통제하고 제한하는 법률 200개 이상을 폐기하고 동시에 인권 개념을 민간 기업들에게까지 확대했다. 법은, 거대 기업들 역시 숨 쉰다는 듯이, 이들 기업에게 사람이 지닌 것과 동일한 권리를 인정했다. 그 권리는 바로 살 권리,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 사적인 권리…… 등이었다./ 21세기 초에도 여전히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 씨」, 389쪽
(……)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그 바람에 아프리카의 식민지도 잃게 되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토고와 카메룬을 나눠 가졌고, 현재 탄자니아는 영국인의 수중에 넘어갔으며, 벨기에는 르완다와 부룬디를 차지했다./(……) 1914년에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의 30년을 “세계 평화기”라 불렀다. 이 달콤한 몇 년 동안에 지구의 4분의 1이 반 다스 정도밖에 안 되는 나라들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유럽 식탁에 공헌한 아프리카」, 396-397쪽
칠레의 산티아고, 대통령궁, 1973년 9월./ 사진사의 이름은 모른다. 이것이 살바도르 아옌데의 마지막 모습이다. 아옌데가 헬멧을 쓰고 총을 든 채 걸으며 하늘을, 폭탄을 토해내는 비행기들을 쳐다본다./ 자유선거로 당선된 칠레의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여기서 살아나가지 않겠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역사에서 이 말은 판에 박힌 문장이다. 수많은 대통령 이 진실의 순간에 살아남기 위해 그 말을 계속 했다./ 아옌데는 대통령궁을 살아서 나오지 못했다. ⏤「사진들: 그 총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566-567쪽
(……) 우리는 추악한 테러리스트들에 관해 많이 알고 있다. 매스컴이 매일 그들에 관해 우리에게 얘기해 주고 있다. 반면에 매스컴은 자살한 농사꾼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얘기해 주지 않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세기 말부터 21세기 첫 몇 년 동안 인도에서는 달마다 농부 1,000명이 살해당하고 있다./ 수많은 농부가 값을 치를 수 없는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다./ 시장(市場)은 농부들에게 빚을 지우고, 갚을 수 없는 빚은 농부들에게 죽음을 강요한다. 그들은 갈수록 농사 비용을 많이 쓰고 갈수록 적게 번다. 거인 값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난쟁이 값을 받고 물건을 판다. 그들은 외국의 화학 산업, 수입 씨앗, 유전자 변형 작물의 인질이다. 먹기 위해 생산을 했던 인도는 이제 타인들이 인도를 먹어 삼키도록 생산을 한다. ⏤「뉴스가 아니다」, 573-574쪽
2005년, 펜타곤은 불사의 로봇 부대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 고든 존슨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이 로봇의 발전에 대단히 유용했다고 밝혔다. 이제 야간 투시경과 자동 화기를 갖춘 로봇은 오차 범위 내에서 적군의 건축물을 찾아내 파괴할 정도가 되었다./ 로봇에게는 최적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인간의 자취가 없다./ “로봇은 배고픔도 두려움도 느끼지 않습니다.” 고든 존슨이 말했다. “자신이 받은 명령을 결코 잊지도 않습니다. 옆에서 싸우던 동료가 총 한 방에 죽어 넘어져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로보캅의 자식들이 전쟁터에 가다」, 583쪽
(……) 가뭄이 없는 곳에는 홍수가 있다. 해가 갈수록 홍수와 허리케인과 사이클론과 끊이지 않는 지진이 늘어간다. 마치 자연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인 것처럼 그것들을 자연재해라고 부른다. 세상을 죽이는 재해는 가난한 사람을 죽인다. 과테말라에서는 그런 자연재해가 “카우보이”를 다룬 옛 영화와 같다고 말한다. 그 영화에서 죽는 사람은 인디오뿐이기 때문이다./ 왜 별들은 떨고 있을까? 아마도 우리가 곧 하늘의 다른 별들을 침략하리라 예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죽이는 전쟁들」, 591쪽
기계들은 우리를 위해 작업할 것이라고 우리에게 약속했다./ 이제 우리는 기계들을 위해 작업한다./ 우리가 식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발명한 기계가 굶주림을 증대시킨다./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발명한 무기가 우리를 죽인다./ 우리가 움직이기 위해 발명한 자동차가 우리의 활동을 막는다./ 우리가 서로 만나기 위해 만든 도시가 우리를 서로 못 만나게 한다./ 우리가 서로 소통하기 위해 발명한 거대한 매스컴이 우리의 말을 듣지도 우리를 보지도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기계의 기계다./ 기계들은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말은 맞다. ⏤「기술 혁명의 간략한 역사」, 593-594쪽